실적은 완벽한데 주가는 왜 떨어졌나 - 마이크로소프트의 불편한 진실
숫자가 말해준다
2026년 4월 29일, 마이크로소프트가 2026 회계연도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828억 9,0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23조 원에 달한다. 주당순이익(EPS)은 4.27달러로 월가 예상치 4.06달러를 훌쩍 넘었다. 클라우드 매출은 29% 증가한 545억 달러, 영업이익은 20% 늘어난 384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 정도면 사실상 완벽에 가까운 성적표다.
특히 눈에 띄는 건 AI 사업 부문이다. AI 연간 환산 매출이 370억 달러를 돌파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23% 증가한 수치다. 나델라 CEO는 직접 "AI 수요가 공급을 앞서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용 코파일럿 유료 사용자는 1,500만 명에서 2,000만 명으로 늘었고, 포춘 500대 기업의 80%가 Azure AI 플랫폼을 활용 중이다.
Azure의 힘
마이크로소프트 주가의 진짜 엔진은 Azure다. 이번 분기 Azure 성장률은 40%로, 이로써 9분기 연속 30% 이상 성장을 이어갔다. 단 한 분기도 30%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다는 뜻이다. 이 수치가 얼마나 대단한지는 경쟁사와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AWS나 구글 클라우드도 강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AI와 클라우드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는 전략에서 현재까지 가장 앞선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향후 계약 잔고를 나타내는 '상업용 잔여 성과 의무'는 전년 대비 약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미 계약된 매출이 그만큼 쌓여 있다는 의미로, 중장기 성장 가시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볼 수 있다. 4분기 가이던스도 매출 879억 달러, EPS 4.28달러로 제시되며 성장 흐름이 꺾이지 않음을 보여줬다.
주가는 왜 빠졌나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완벽에 가까운 실적을 발표했는데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3% 이상 하락했고, 이미 연초 대비 17%나 빠진 상태다. 매그니피센트7 중 가장 부진한 실적이다.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구글이나 아마존이 5% 이상 급등한 것과 정반대의 흐름이다.
시장이 주목한 건 자본지출이다. 이번 분기 자본지출은 무려 319억 달러, 연간으로 환산하면 1,100억~1,200억 달러에 달한다. 2025 회계연도의 800억 달러에서 단숨에 절반 가까이 뛰어오른 수치다. 이 규모의 투자는 GPU, 데이터센터 등에 집중되는데, 문제는 이게 즉시 수익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감가상각 비용이 향후 수 분기에 걸쳐 EPS를 압박하게 된다. 2025년 8월 이후 마이크로소프트는 S&P500 대비 30% 이상 뒤처졌는데, 이는 닷컴 버블 이후 최악의 상대적 부진이다.
진짜 리스크 셋
마이크로소프트가 직면한 리스크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앞서 말한 자본지출 급증에 따른 잉여현금흐름 감소다. 스티펠의 분석가는 2027 회계연도까지 잉여현금흐름이 회복되지 않으면 밸류에이션에 10~15%의 추가 하방 압력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둘째는 경쟁 심화다. 구글은 Gemini를 워크스페이스 전체에 통합하며 오피스와 코파일럿의 영역을 직접 공략하고 있다. OpenAI 역시 협업 도구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데,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분을 보유한 그 회사가 역으로 자사 영역을 침범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셋째는 규제 리스크다. 영국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타사 클라우드에서 윈도우 서버 사용 시 과다 요금을 부과했다는 혐의로 28억 달러 규모의 소송에 직면했다. AI 매출총이익률이 기존 소프트웨어의 80%에 비해 낮은 60% 수준이라는 구조적 마진 압박도 간과할 수 없다.
애널리스트의 판단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가의 시각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Investing.com 집계 기준 53명의 애널리스트가 전원 매수 의견을 유지 중이며, 매도 의견은 단 한 명도 없다. 평균 목표주가는 570~595달러 수준으로, 현재 주가 대비 약 37%의 상승 여력을 제시하고 있다. 최고 목표주가는 730달러에 달한다.
Motley Fool은 2030년까지 주가가 850달러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나델라 CEO가 제시한 2030년 매출 5,000억 달러 목표가 실현된다면 그 근거는 충분하다. 골드만삭스도 3분기 실적 발표 이후에도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지지 의견을 유지했다. 공시된 미래 계약 잔고가 여전히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신호다.
마무리
개인적인 시각으로 보면, 지금 마이크로소프트는 단기 악재와 장기 성장 스토리가 충돌하는 지점에 서 있다. 자본지출 급증, 잉여현금흐름 압박이라는 단기 악재는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Azure의 9분기 연속 30%+ 성장, AI 매출 123% 급증, 코파일럿 2,000만 사용자라는 지표는 방향 자체가 올바름을 보여준다.
투자 관점에서 보면 53명 전원 매수라는 컨센서스는 무시하기 어렵다. 다만 단기 트레이더라면 잉여현금흐름 회복이 확인되는 다음 두 분기를 지켜본 후 진입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장기 투자자라면 현재 수준은 상당히 매력적인 구간으로 판단된다. 닷컴 이후 최악의 상대적 부진 국면이라는 말은 뒤집어 보면, 역사상 몇 안 되는 저점 매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물론 이는 개인적 의견이며, 최종 판단은 반드시 본인의 투자 원칙에 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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