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구글 걱정했다
올해 초만 해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AI 검색 서비스들이 하나둘씩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구글의 시대는 끝난 거 아니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렸다. 애플의 에디 큐 부사장이 법정에서 "AI 검색이 기존 검색을 대체할 것"이라고 증언했을 때는 정말 흔들리는 것처럼 보였다. 실제로 올해 초 알파벳 주가는 10% 넘게 빠졌고, 매그니피센트7 종목 중 가장 약한 흐름을 보이기도 했다. DOJ의 반독점 항소까지 겹치면서 투자 심리는 바닥을 기었다.
실적은 달랐다
그런데 2026년 4월 29일, 알파벳이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뒤집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22% 증가한 1,099억 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가장 놀라운 건 주당순이익이었다. EPS 5.11달러는 월가 컨센서스인 2.63달러의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이 숫자 하나가 시장을 통째로 뒤집었다. 발표 당일 주가는 약 10% 급등하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검색 매출은 604억 달러로 19% 늘었고, 유튜브 광고도 98억 달러를 기록하며 순항했다.
클라우드가 폭발했다
이번 실적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건 구글 클라우드다. 1분기 클라우드 매출이 200억 달러를 처음으로 돌파하면서 전년 대비 63%라는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인 180억 달러를 20억 이상 웃도는 결과다. 영업이익도 66억 달러로, 1년 전 22억 달러의 세 배가 됐다. 아마존 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를 추격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자체 개발한 TPU v5/v6 칩이 엔비디아 H100 대비 30~40% 비용 효율이 뛰어나다는 점도 수익성 측면에서 강점으로 작용한다.
AI가 돈을 번다
사실 그동안 AI 투자가 정말 수익으로 이어지느냐는 의문이 많았다. 구글은 올해 자본 지출을 최대 1,900억 달러까지 쏟아붓기로 했다. 이 규모는 작년(1,057억 달러)의 거의 두 배다. 그런데 이번 실적이 그 의문에 명확한 답을 줬다.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의 유료 사용자가 전분기 대비 40% 늘었고, 유튜브와 구글 원 등을 포함한 유료 구독자는 3억 5,000만 명을 돌파했다. 순다르 피차이 CEO는 "AI 투자와 풀스택 접근 방식이 모든 사업 영역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기대가 실제 매출로 전환되는 첫 번째 증거가 나온 셈이다.
리스크는 뭔가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DOJ가 제기한 반독점 항소는 아직 진행 중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크롬 매각 명령이지만, 법원이 이미 강경 조치를 1차 기각한 전례가 있어 완전한 기업 분리 가능성은 낮게 본다. 더 현실적인 리스크는 대규모 CapEx에 따른 현금흐름 압박이다. 투자가 이익으로 전환되는 속도가 예상보다 느릴 경우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OpenAI, 메타, 딥시크 같은 경쟁자들도 AI 검색 시장을 계속 잠식하고 있어 검색 점유율 방어가 중장기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
목표주가는 얼마
이번 실적 발표 직후 주요 투자은행들이 앞다퉈 목표주가를 올렸다. 스코샤뱅크는 400달러에서 450달러로 상향했고, 피보탈 리서치는 400달러를 유지했다. BMO Capital은 410달러, 로젠블랫도 393달러로 끌어올렸다. 59명의 애널리스트가 매수 의견을 제시했고 매도 의견은 단 한 명도 없다. 현재 주가(385달러 내외) 기준으로 보면 단기 상승 여력은 제한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구글 클라우드의 성장 속도와 AI 수익화 가속도를 감안하면 장기 관점에서는 여전히 매력적인 종목이다. 투자는 항상 리스크와 함께하지만, 이번 실적은 구글이 AI 시대에도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0 댓글